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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사직, MZ의 전유물인가? #조용한사직 #카카오

TechBizInsights 2023. 1. 3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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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조용한 사직.

최근 카카오 장애사태에 대한 여러가지 기사를 읽다보니, 참으로 의외의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기사에서>

"나라 구하는 보람으로 하는 일도 아닌데 책임감 가질 필요가 있나."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한참 진행 중이던 지난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카카오 페이지에는 장애 대응을 성실히 하지 않겠다는 한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사내 규정상 주말 근무는 사실상 '무급'에 가깝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카카오 망하면 난 이직".. 카톡 먹통에도 팔짱낀 카카오 직원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102013291280620

이것과 관련한 기사들이 여럿 있다. 미국에서 최근 유행한 신조어다.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신조어가 최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직역하면 '직장을 그만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을 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의 20대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은 "최근 조용한 사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며 지난달 25일 이 신조어를 틱톡에 소개했다.

플린은 "(조용한 사직은)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플린의 해당 게시물은 현재 34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이후 조용한 사직을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이 여러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승진 거부' '조용한 사직'...."내년 핵심 트렌드는 오피스 빅뱅"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00516150004869?did=NA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어찌 보면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27년째 하고 있는 나는 이러한 상황을 꽤 오래전부터 목도하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이것이 비단 MZ 세대의 가치관의 변화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시대적인 상황의 흐름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첫째. 이 현상은 MZ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신입사원에서 적어도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는 흔히 세상물정 모르는 직원들을 제외하곤, 이것은 MZ 세대뿐 아니라 전 직원, 전 세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50대가 넘은 고참 부장급 직원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

둘째,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를 찾자면 (미국과는 사뭇 다른 이유일 것) 2010년 전후부터 대기업에서 부장, 차장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신입, 30대 직원이 수는 급감하게 된데 원인이 있지 않나 싶다. 십수년 전까지는 부서장을 그만두거나, 단위 조직의 리더를 그만두면 통상 퇴직을 하게 된다. 조직이 역 피라미드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다.

그러나, 위에 언급했듯 신입사원이 보충이 안되니 부장, 차장도 사원, 대리의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보편화 된다. 이로 인해 조직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갑자기 부서장이 부서원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니, 부서장의 조직 장악력은 떨어진다. 이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조용한 사직을 하는 50대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MZ 세대는 아마도 이런 고참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셋째, 기업내의 인력구조나, 보상체계와의 문제외에도 전반적인 인구구조,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개발도상국이나 GDP가 매우 낮은 국가나 사회, 혹은 평균연령이 30세가 안되는 국가에서는 사실 일어나기 어려운 현상일 듯 하다. 저성장에 돌입한 선진국의 새로운 현상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보편화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나의 5년후, 10년후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제 아무리 동기부여가 강한 사람도 걸음을 늦추기 마련일 듯 하다.

세상은 늘 변한다. 새로운 트렌드는 늘 새롭게 떠오른다.

이제 년말이 가까와 오니, 2022년을 정리하고 2023년을 전망하고 예측하는 이야기가 쉴새 없이 뉴스나 매체를 뒤덮을 것이다.

그 소용돌이에서 나만의 방향성을 갖고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이 복잡하고, 예측불가한 세상에서 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장생활 27년차. 돌이켜 보면, 정답은 없다. 다 나름대로의 경력이 있을 뿐.

휩쓸리지 않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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